오래전 만난 색파
어느새 달력을 들춰 보면서, 새해를 맞이하던 때가 엊그제 같던 것이 벌써 춘삼월을 중반이나 넘기고 있음에 나 자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여느 때 같으면 담배를 끊네, 술을 줄이네, 돈 낼 때 절대로 앞에 서지 않겠네 하는, 허튼 계획으로 보냈을 정월 초하루에 나는 단 한가지를 가슴에 품었었다.
어떤 이들은 가훈처럼 대문짝 만하게 써서 집안에 걸어 놓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결심은 누구에게 말을 할 수는 없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 그걸 스스로 깬다 해도 아무도 뭐라 할 수는 없는 것이고…..
‘당신, 요사이 일이 할랑 한가 봐?’
‘왜?’
‘야근도 예전처럼 없고, 그렇게 뻔질나게 다니던 출장도 그렇고…..이제 슬슬 명퇴 생각하면서 나가 달라는 신호탄 인가?’
아내의 걱정도 일리는 있었다. 허구한날, 세상 혼자 살아대는 것처럼 돌아 다니는 것을 자랑으로 삼던 사람이, 땡 하면 집 구석, 번쩍 해 뜨면, 일터….그러니, 아내도 저으기 걱정이 앞서는 모양 이었다.
사실 나의 일은 그다지 행동반경이 넓은 직종은 아니다. 출장이야 가끔 있다지만, 그렇게 까지 야근을 해가며, 코피 때릴 일은 아니었기에……
‘어린 애들도 취직이 졸나 어렵다는데, 나 같이 나이 살 처먹은 인간, 비싼 돈 줘가며, 독방 쓰는 거, 꼴 뵈기 싫기도 할 거야. 나 하나 자르고 나면, 몇 놈이나 씽씽한 것들을 골라가며, 입맛대로 쓸 수 있을 테니……’
나 또한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양복 갖춰 입고, 어디엔가 일을 할 곳이 있다는 소속감을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기에…..
새해를 맞이 하면서 내가 한 결심은 엉뚱하게도 섹스에 대한 것이었다. 이제는 알리바이 꾸려대기와 치고 빠지는 치사한 숨바꼭질에서 조금은 자유롭고 싶다는 소망……그게 결심 이었다.
결코 아내를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그렇다고, 섹스에 환장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끝끝내 자르지 못하고, 기어이 땀을 빼던 그 많은 순간들…….친구는 나를 만나서 당부하기를,
‘야, 이젠 잠잠할 나이 안 됐냐? 뽕빨나게 다 제쳐두고 둘러대는 년들이랑 주구장창 살아볼 생각 아니라면, 이제 그쯤에서 워워 하면서 스스로 멈추는 것도 현명 하실 터인데….’
글쎄…..그게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누구처럼 섹스를 위해 돈을 주고 대상을 물색해야 된다면, 주머니 사정으로 대번에 깨갱 할 테지만, 어쩌면 난 운이 참 좋았다 라고도 할 수 있었다.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말자는 타입을 기가 막히게 골랐던 때문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건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상대도 내가 아무 것도 원치 않기를 바란다는 코드가 맞아 떨어졌었는지도 모르고…..
‘당신, 요즈음 나이 먹어가면서, 더 밝히는 것 같아.’
제 아무리 약을 달고 살아도, 집 밖과 안에서 쏟아내는 섹스의 여력은 한계란 것이 분명히 존재했다.
새해를 맞이해서 밖에서 일구어지는 섹스의 기회들을 물러대고 나니, 그 느낌은 오로록 아내의 것이 되어 버렸기에 말이다.
이른바 선수들은 밖과 안에서 소모되는 기력의 조절과 형평성 있는 분배에 가장 신경을 쓰는 편이다. 쓰여지는 돈의 구멍을 메우는 것이야, 가장 중요한 노하우 이기에, 저마다의 비결이 있는 것으로 안다.
허나, 어차피 색파로 살아지는 세월에 속하다 보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보다, 하루가 다른 체력의 격세지감을 더더욱 생생하게 느끼는 것이 보통이다.
‘자기야…..이런 얘기 해도 돼?’
‘뭔데?’
1년인가? 아니다, 떠나간 지, 2년도 더 넘은 그녀…..- 기억력의 한계도 분명히 오는 가 보다 - 언젠가 거나한 섹스가 끝난 후, 담배를 피우며, 그녀가 말문을 뗐다.
‘자기 귀두를 빨다가 살펴 봤는뎅……’
‘그런데? 너무 맛이 좋아서 깨물 뻔 했다구?’
‘아니, 그게 아니구, 꼭 수두 하는 애들 얼굴처럼, 그 빤질 거리는 귀두 전체에……그러니까….. 촘촘히, 거 뭐랄까? 짜잘한 붉은 점들이……. 자르륵 하더라고, 자기……., 무슨 병 있니?’
어렵사리 말을 꺼냈다는 그녀의 엉뚱한 질문……. 난 이미 알고 있었다. 이른바, 정력제를 장기간 먹다 보면 생기는 현상이었다.
발기의 메커니즘을 극대화 하다 보니, 그걸 이겨내질 못하는 미세혈관이 뭉쳐져 있는 모공주위가 충혈되어 벌겋게 되는 단순한 발적(發赤) 현상. 그걸 두고 그녀는 걱정을 꽤나 했던 모양 이었다.
그 질문을 하기까지, 몇 번을 망설였다는 그녀……
‘그걸 가지고 그렇게 고민을 했다니? 내참, 에이즈 일까 봐? 자, 봐라 말이야. 해도 해도 벌떡 서 있자니, 피가 몰려, 안 몰려? 이른바, 이게 바로 좇대가리에 생기는 딸기코 현상 이란 거야. 들어는 봤니? 주당들한테 생기는 딸기코, 색당들한테는 누구나 있는 딸기 좇대가리….낄낄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창피한 듯이 얼굴이 붉어졌었다. 내가 여자들을 만나면서 느낀 공통적인 경험 중의 하나는, 보기 보담, 혹은 배운 거 보담, 여자들은 섹스나, 신체의 매커니즘에 대한 지식이 남자들에 비해서 졸나 형편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이를테면, 남자들은 방법론에 강하고, 여자들은 감상론에 치우친다 랄까? 암튼 그랬다. 나와 섹스를 하면서도, 잠깐씩 눈이 감겨지면서, 저 나름대로의 상상에 빠지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서로가 유녀, 유남의 상황이었기에 상대에게 매료된다는 선에 다가서기만 하면, 그 머릿속 연상의 허울을 묘하게 뒤집어 버리는 서로의 허물 벗기…….
‘우린 앞으로 어떤 사이가 될까?’
그녀는 언제나 그렇게 묻곤 했다.
‘어떤 사이긴? 기냥 좋아서 떡 치는 사이일 테지. 인생 뭐 있어?’
‘꼭 해도 그렇게 저질스런 단어 외에는 주어댈 게 없니, 자기는?’
난 비록 일탈을 저지르고는 있었어도, 심정적 미련을 남겨두지 않으려는 마지막 발버둥을 그런 식으로 질러댔었다. 절대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했고, 그녀와의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었다.
‘언제나 잦아 들려나……’
아내는 아내대로 나를 따라 주질 못하는 자신의 취흥이 안타깝기도 했거니와, 스스로 나보다 더한 나이의 벽을 느끼는 것 같았다.
마치 나의 색흥이 스스로 꺼져가 평범해지기를 바란다는 그런 투의 푸념……이제는 거울을 보는 것이 조금씩 두려워져 간다며, 샤워 후에 바르는 바디 로션을 고르는 것에도 신경을 마냥 돋구는 아내의 모습에서 난 많은 것을 본다.
‘아니, 바디 로션이 그게 그거지,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 묻는데?’
‘당신은 몰라. 이젠 샤워를 하고 나서 피부가 얼마나 빨리 건조 되는지……. 그리고, 뱀 허물처럼 어떤 곳은 내 의지와 다르게, 물 빠진 논 바닥처럼 쪼옥쪽 갈라지기도 한다니깐? 그러니 내가 그렇게 자세히 물을 수 밖에……..’
나보다 항상 나이 차이가 있는 어린 여자들과 만나면서, 내가 오히려 그들로부터 젊다는, 어리다는 혜택을 얻어 먹어가며 지내 왔기에, 아내의 그런 푸념은 오히려 나를 슬퍼지게 까지 한다.
더 이상, 아내에게 마음 속으로 죄를 짓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이 색파로 살아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내 삶을, 이 해에 들어서고부터 바꾸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당신, 요즈음 뭐, 일이 잘 안돼?’
아내의 걱정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근 석 달이 다 되어 가도록 지극히 가정적이 되어가는 나의 행태가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는 아내의 닦달…..
‘아니, 집에 꼬박꼬박 들어와도 난리네?’
‘아니, 하루가 멀다 하고 바쁘던 사람이, 이 해 들어서서 갑자기 얼어붙은 거 마냥, 뻐덩대니 그렇지. 어디 가서 점이라도 보고 오까? 이번 해에 신수가 영 문제가 있을라나?’
아내는 그러면서도 점을 보러 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알고 나서 마음의 짐이 되느니, 닥치면, 그때 가서 후회해도 늦지 않다는 아내만의 생활철학……그렇게 3개월이 넘도록 나의 생활은 물 속으로 조용히 잠겨가는 쇠 덩어리처럼 조용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게 지나가는 날짜를 곱씹으며, 달력을 넘기던 중에,
‘딜딜딜….딜딜딜……’
못 보던 전번…..난 받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나야……’
‘누구…….시져?’
그녀였다.
‘그냥 이 번호가 아직 있길래……’
그건 분명코 변명 중에서도 흔하고, 구차한 것이었다.
알던 사람을 깨끗이 정리하는 첫 번째가 전번을 지우는 것이라 했는데, 그렇다면, 그녀는 지금까지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는, 그리고, 새로운 전화기, 혹은 번호로 바뀌면서도 끝내 내 번호를 새로운 통화 영역에 옮기고 있었다는 얘기로 들리고 있었다.
아내가 옆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었기에, 난 핸폰을 들고, 그 어디고 갈 수는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유효 적절한 태도는 존칭을 쓰는 것이었다.
이것은 서로 잘아는 사이끼리, 하는 무언의 약속이었는데, 또라이 처럼, 전화를 받으러 자리를 피한다든가, 아파트의 경우, 통화 상태가 불량하다며, 베란다로 나가는 것 같은 속 보이는 짓거리는 선수들의 레퍼토리라고 볼 수 없었다.
그건 경험이 오지기리 없는 방송 작가들이나 허는 씨잘데기 없는 상상의 산물일 뿐, 좇도 아니었다.
‘아, 몰라봐서 죄송합니다. 정 이사님 이시죠? 전화 번호가 틀려서, 제가 못 알아보고……요즈음 나오는 쌈박 한 걸로 바꾸셨는가 보네……그런데 어쩐 일루 다가……지난 번에 세미나 발표 때는 너무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못 드리고……’
‘옆에 있구나……자긴 하나 두 변한 게 없네…..’
‘저야 뭐, 그 날이 그 날이죠. 몸 팔아서 머슴 짓, 어디 가겠습니까?’
‘요즘도 바빠?’
‘요즘은 탱자탱잡니다. 이제 그만하니 돈 받아 쳐먹었으면, 나가란 얘긴지, 떨어지는 프로젝트도 소소한 것뿐이고, 그냥 그래 삽니다. 잘 되고 계시죠?’
‘나도 별 거 없지 뭐……다음 주에…… 바빠? 수요일이 어떨까 싶은데……뭐 바쁘면 다음에 하고…..전번이나 알려 주려고 걸었지 뭐……’
‘다음 주 수요일 이라…..뭐 딱히 바쁜 건 없습니다. 다음 주, 금요일에 팀 별 회식이 있고요. 수요일이야, 주중에서 제일 지루한 날, 아닙니까? 쟁쟁하신 분들이 모이셔서 황금 같은 아이디어들이 핑핑 날라 댕길 텐데, 저 같이 허접한 사람이 낄 자리가 될랑가 모르겠네요. 저야 자리에 낄 수 있는 것만해도 영광 이지요. 앞으로 명퇸지, 자퇸지, 어찌 될는지, 앞 날도 불투명한 이 마당에 삶에 보탬이라도 되게시리 싸 짊어지고 라도 찾아 뵈얍지요.’
‘혹시 모르니까, 월요일에 다시 전화 할게. 그때 가서 자세히 얘기하구…..’
‘예…..저도 아직은 모르지만, 무늬만 바쁜 사람이라, 일단 약속은 잡더라도 다음 주 초에 다시 연락 주시는 건 어떨까요? 혹시라도 급한 일이 떨어지는데, 덜컥 약속부터 해 놓으면…..쫌 그렇지 않습니까? 그 자리가 어떤 자린데……’
‘그럼, 끊을게…….너무 반갑네…..예전처럼 받아 줘서…..월요일…..응?’
‘네…네…..월요일에 다시 통화 하지요…네…..네….들어 가세요…..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네….네….이만 끊습니다.’
그녀와 나와의 치사시런 대화에 이미 신경을 끊은 아내는 일찌감치, 소리가 잘 안 들린다며, TV 앞에 다가가 앉아 있었다. 통화가 끝나자, 냉큼 옆에 돌아와 다가 와서는,
‘잘 나가는 사람 인가 봐?.....근데, 왜 당신을 부른데?’
‘앞으로 있을 향후 프로젝트에 대해서 외국에서 전문가들이 컨설턴트 겸, 들어 왔대요. 접대 겸, 자리를 만들어서 편하게 얘기나 하려고 했는데, 마침 내 생각이 나서 전화 했다나? 내가 이래 보여도, 그 바닥에서는 한 가락꾸 허잖수? 혹시 알아? 직장이나 예상 밖으로 밀려 나더라도 살아 남을 수 있는 대박 아이디어라도 건져 올는지……’
난 그 순간을 내심 무척이나 기다린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신 그러지 말아야지, 확실히 끊었어야 했는데, 등등 갖은 후회가 밀려 왔지만, 이미 난 그녀가 걸어온 전화에 휩쓸리고, 부서지고, 발길을 예전으로 돌리는 짓거리에 익숙한 사람처럼 행동한 것이었다.
평소 같으면, 시계가 꿰져라, 감각도 상실한 채, 시체처럼 잠이나 퍼 잤을 주말, 나는 때 아닌, 휘트니스에 빠져 있었다.
‘아니, 새해 들어와서 안 하던 운동은 어쩌자고? 저러다, 뭔 일 나지…..’
아내는 별스런 나의 행동에 의심을 한다 라기 보다는, 저러다 말걸 뭐 하러 땀은 빼누 하는 눈초리였다.
땀을 푹푹 쏟은 후에, 욕실에서 샤워를 하면서, 너무도 짧은 사이에 많이도 망가져 버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일부러 아랫배가 들어가 보이도록 숨을 들이 마셔도, 탄력을 그새 잃어 버린 뱃가죽 하며, 어찌 그리 가슴패기의 대흉(大胸)근은 대흉(大凶?!)젖으로 바뀌었는지……
그 동안 몸매를 유지하는 데에 걸린 시간과 노력에 비해, 석 달 동안, 나에게 돌아온 결과는 참담함, 그 자체인 것을 그녀의 전화로 알아 차릴 수 있었다.
석 달 동안, 있는 대로 아가리에 쑤셔 넣었던 음식들을 모두 게워내고도 싶었지만, 이미 빵빵한 나의 피하지방으로 바뀌어 버린 그 생리적 수순을 되돌릴 방법은, 단기간 내에 그 어떤 것도 해결책이 될 순 없었다.
난 신선한 인물도 아닌, 그저 기억 속에서 잊혀졌을 유녀에게서 걸려온 전화로 인해 부풀고 있었다.
별 거 아닌 것, 그 까이 꺼, 하면서도 아내가 보기에 나의 분위기는 흠씬 느껴졌던 모양이었다. 월요일의 출근을 앞두고, 한 마디 던지는 아내…..
‘그 타이 쫌 튄다. 아직까지 이팔청춘 인줄 알아요…...쯧쯧.’
난 그 소리에 면구스러워, 예전처럼 평범한 타이로 갈아 매고 나갈 수 밖에……월요일 이란 날이 그렇질 않은가? 할 일은 줄나래비를 서고는 있는데, 무엇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는 그런 날……
난 회의를 하면서도, 식사를 하면서도, 밀린 서류들을 살펴 보면서도, 바지 주머니 속에 누가 훔쳐가지도 않을 핸폰을 계속 만지작대고 있었다.
작년에만 해도, 시도 때도 없이 울려 대면서 문자에, 통화 요청에 진저리를 치던 핸폰이 그렇듯 애착이 가는 물건으로 바뀔 줄이야……
3 개월의 시간이야, 별게 아닐 수 있었지만, 난 그 사이에 30년은 겉늙어 버린 듯한 느낌을 그제서야 느낄 수 있었다.
‘지이잉…..지이잉…..지이잉….’
그녀였다. 하루를 모두 붕 떠서 보내고, 퇴근을 준비하는 찰나에 걸려온 전화…..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괜찮아…….바빴니?’
‘월요일이 그렇잖아……나 안 그래도 조금 있다 애들 실으러 또 가봐야 돼.’
‘어딜?’
‘학원이지, 어디야?…….’
‘그럼, 지금은?’
‘응, 뭐라도 먹여서 들여 보내야 할 거 같아서, 근처 피자 집에 왔지. 바빴나 봐?’
‘뭐, 그냥…..’
그 대답에 난 전번을 알고 있음에도 그녀가 먼저 걸어 주기를 여적까지 바라고 있었던 무식한 나의 태도를 깨달았다.
3개월의 시간 동안, 작업의 정석은커녕, 본능적 매너까지 와사삭 까쳐먹은 불쌍한 노털……그게 나였다.
‘전화 한다는 게, 짬이 나야 말이지…..’
‘어련할라고? 맨날 내가 먼저 전화 때렸지……수요일 날….. 시간 괜찮아?’
‘거럼…..어디서 볼까? 맨날 만나던 거기?’
‘아직까지, 거기가…….. 버티고 있을까나?’
‘2년 사이에 어디 지진이라도 났을까 봐?’
‘그 사이에 업그레이드 쫌 했나 싶었는데, 그냥 그대로 살고 있구만…….이번엔 내가 정할게.’
그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인터넷에서 한 두 번 인가 들어 본 곳을 대고 있는 그녀.
그 동안 그녀는 일탈 완전정복을 몇 번이나 뗀 사람처럼 들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보내고, 지난해까지, 그저 그렇게 공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만났던 여자들이 여친 이라고 부르기에도 적합하질 않은, 모두가 단발성에다, 대일밴드가 고작이었지, 놀고 지낸 것만은 아니었어도, 그녀의 음성에서 들려오는 탄력 있는 자신감은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나 갔다 온다.’
‘응…..잘 갔다 와…….나 못 나가….’
아내는 수요일 아침, 멘스 뒤끝으로 덮쳐오는 두통과 미열로 인해, 아침에 나가는 나를 마중하질 못했다.
난 아내가 간섭하질 않음으로 인해서, 이게 왠 떡이냐 싶은 마음에 언제나 입고 나가는 퉁투부리한 트렁크 팬티 대신에, 사타구니에 빡 끼는 삼각팬티를 오랜만에 껴 입을 수 있었고, 물어보나 마나, 톡 튀는 칼라와 무늬의 타이에다, 색상이 들어간 셔츠까지 걸칠 수 있었다.
난 방을 나오면서, 침대 시트에 패드로부터 새어나갈 수 있는 월경 혈이 묻을까 봐, 버릇처럼 엎드려 잠이 든 아내의 퍼진 모습을 돌아다 보며,
‘진상이 따로 없어요……으이그…..’
속으로 한마디 주어 섬기며, 집을 나섰다. 난 그다지도 기대만빵에 들떠있는 내 자신이 우습기까지 했다.
그래도 이런 저런 경험, 못 해 본 것이 없이 거쳐 왔음에도 그 몇 개월, 손을 놨다고 현장감마저 상실한 듯한, 그 서두름……게다가 주객이 전도된 듯이, 그녀의 당당한 변화에 주눅이 들기까지 하는 초짜의 근성……
그렇다고 그녀가 그 사이에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났다는 의미도 아닐 뿐더러, 그렇고 그런 놈씨들과 열나 돌렸을 테지, 하는 가늠만 해 볼 뿐, 난 호화로운 그 모텔의 입구에서부터 기가 질리고 있었고, 머리카락이 거꾸로 곤두서는 것 같았다.
차를 뒤 켠 주차장에 세우고, 심호흡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나의 초라함에 영락없이, 나이 들어감을 나타내는 것 같아, 속이 상하기도 했다.
‘저, 608호……’
‘손님께서 먼저 오셔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어서 올라 가시죠.’
난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나 그랬지만, 내가 먼저 아랫도리를 까고, 낚아채듯, 방 안에 들어오는 그녀에게 손과 더불어 좇대가리를 꺼떡대는 인사를 날리며, 덮쳤던 때와 비교해서 모든 것이 달라진 듯한 상황……..
‘똑똑……’
‘네…….자기 많이 촌시러워 졌다. 왠 노크?’
방 문을 열자마자, 코를 확 치미는 담배 연기……그녀가 분명했다. 길고 치렁했던 머리를 싹둑 잘라, 바짝 올려 붙인 커트머리가 눈에 제일 먼저 들어왔다.
그녀는 나의 촌스러움과 달리, 아주 세련되고, 여유로워진 모습 이었다.
‘좋아 보여…..’
난 오랜만의 인사치고는 맥없이 시작하고 있었다.
‘자기, 살 많이 붙었네? 요즈음 회사 주변에서 운동 안 하는가 봐?’
‘먹고 살기도 바쁜데, 운동은 뭔 놈의 운동……’
난 되도 않는 이유를 대고 있었다.
‘아유, 엄살은…..그렇게 짠돌이 짓 하다가, 소금 먹고 물 들이키면, 우리 딸애가 그러는데, 다 살로 간다고 그러대, 호호호…..’
‘남편은 잘 있구?’
‘항상 자알 있지. 세상에서 선하고 착한 일, 혼자 도맡아 하고 다니는 그 성질, 어련하겠어? 나 같은 년이나 맨날 이렇게 불 지옥에 떨어질 짓만 골라 하고 댕기지….마나님도 여전 하시고?’
난 항상 그녀와 만나면, 서로의 안부를 묻기 전에 어째서 보지도 못한 상대의 남편과 부인 안부를 물어 주어야 하는 건지, 항상 의문스럽기만 했다.
‘나 양치 좀 하고……’
그녀는 언제나 섹스 전과 후에 담배를 피웠지만, 유독 섹스 전에는 양치질을 했었다.
‘네 좇이 그리 더럽디?’
난 가끔 그녀에게 그렇게 들이댔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깝데기가 홀랑 벗겨질 정도로 박박 씻어낸 좇대가리를 빨 때라도 기어이 양치질을 해야 된다는 그녀의 취향이 못내 껄끄러웠던 탓이기도 했다.
난 그래도 그런 소소한 행동에서 예전과 다름없다는 안심을 하고 있는 자신이 우습기 까질 했다.
그 사이, 나와 상관없는 인간들과 허벌나게 돌려댔을 저 보지가 달라진들 어디까지 가겠냐 하고 비아냥 대면서도, 예전과 다름 없음을 감사하는 짓거리는 또 무엔가 말이다.
난 옷을 벗어내면서, 욕실로 들어섰다.
‘왜, 자기도 양치질 하게? 예전처럼 또 그 입 냄새 들이대 보지?’
‘야, 그거야, 신물이 올라오니까 그렇다고 내 몇 번을 말허디?’
사실, 발기에 관련된 약을 자주 먹다 보면, 그 놈의 속 쓰림은 항상 기본 옵션으로 딸려 나오다 보니, 언제나 둘러대던 내 변명은 유일한 것이었는데, 세상 사, 하도 좇 같아서, 스트레스로 인한 속 쓰림이 가실 날이 없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난 양치를 하다 말고, 멀찌감치 떨어져, 오랜만에 그녀의 뒷모습을 감상하기에 이른다.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졌네?’
‘그럼 어련 할려구? 이젠 탄력도 예전 같질 않아.’
‘아니, 그런 말이 아니구, 몸짱 저리 가라라 이 말이지 뭐. 양치 계속 할꺼나? 나 입 좀 헹구게.’
그녀는 언제나 잇몸이 아프지도 않은지, 내가 양치질을 다 끝냈는데도 불구하고 입 속에서 칫솔을 뺄 줄 몰랐다.
난 입안에 치약거품이 가득 차서, 구역질 직전에다가, 눈알까지 벌게 질 지경이었다. 그녀는 내 대신 컵에 물을 받아 내밀면서, 세면대에서 물러나면서도, 양치질을 계속했다.
‘하여간, 이빨 빵꾸날겨……내 안 봐도 훤하지…..’
난 샤워기를 틀어 몸을 닦으면서, 주절대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양치질이 끝나기 무섭게 샤워 캡을 내밀었다.
항상, 그녀와 나는 모텔에서 만날 때, 몸을 씻기는 해도, 머리를 감는 법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샤워를 할 때마다 내미는 두 개의 샤워 캡은 두 사람의 공동행위의 기본 도구였었고……
‘제발 섹스 할 때, 머리 끄댕이 붙들지마, 알았지? 이젠 머리카락 빠지는 것 두 장난이 아니라니까?’
난 그녀와 섹스를 하면서 개치기로 그녀의 보지를 뒤에서 조져 놓을 때면, 언제나 말고삐 낚아 채듯이 그녀의 길고 치렁한 머리 결을 잡아채곤 했었다.
‘이렇게 싹둑 잘라 놓은 커트 머리, 어딜 잡을 데가 있다고?’
‘지 버릇 개 준다고 누가 그러드냐고?’
그녀와 나는 그렇게 서로에게 스스럼이 없었다. 이젠 서로의 몸에 묻은 물기를 닦아주는 일은 하질 않는다.
처음에야 서로의 분위기를 돋구느라, 물기를 닦아주면서, 버쩍 일어선 보지털을 줄줄 빨아 준다든가, 히프를 닦아 주는 척 하면서, 손가락으로 응댕이 골을 타고 들어가 뽀송한 보짓살을 갈라, 기어이 척척하게 만드는 짓거리를 애무인양 해댔었지만, 이제는 그렇질 않았다.
서로가 욕실에서는 남남인 것처럼 씻고서, 방으로 돌아와, 벌거벗은 채로 의자에 마주 앉은 나와 그녀……왠지 뻘쭘하다.
‘머리를 잘라서 그런가? 분위기기 영 다르네.’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삼겹도 아니고, 가슴부터 다겹살 되어버린 자기 체격, 정말 죽인다.’
‘나이야, 어쩔 수 없지, 뭐.’
‘1년 인가, 아님, 2년?......아니 안 본 사이에, 만난 여자들이 뭐라 안 하디?’
‘뭐라 할 사이가 있나? 그저 한번 보면 그걸로 땡 인데…..’
‘허긴…..’
그녀도 그 사이에 누굴 정해 놓고 주구장창 돌려댄 것은 아닌 듯싶었다.
‘그 동안 재미 좀 많이 봤어?’
난 그녀에게 되도 않는 질문을 날렸다.
‘자기는?’
그녀와 내가 만나던 그 당시에는 서로에게 짬이 없을 정도로, 손길을 뻗곤 했었다.
그러다 지금까지 누려온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게 할 것처럼, 격렬한 그 무엇이 서로에게 있다고 믿었었는데, 지금의 두 사람은 너무도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 하며, 이러다 제대로 색이나 한 판 돌릴 수 있을까 싶은 서먹함마저 함께 했다.
‘시간 많은 가봐? 예전엔 안 그러더니……왠 사설?’
그녀가 변한 나의 태도에 한 마디 하고야 만다. 예전엔 정말 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막무가내가 두 사람 사이의 코드였었는데……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 거 아니겠니? 휘몰아 치던 장작불이 서서히 군불로 바뀌는…..’
‘자기 꺼는 안 그렇다고 얘기하는데?’
그녀는 아직 내가 약을 먹으면서 모자라는 정력을 대신 했던 것을 모르는 모양 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머릿속에 섹스에 대한 생각이 좇도 없으면서 꺼덕대며, 발기되어 있는 좇대를 보면서, 여자들이 품는 생각은 별로 다를 바 없었다.
‘저 인간이 하고 싶어 미치는 구만……..’
그러나, 그것은 섹스에 대한 넘치는 열정 이전에, 나 나름대로의 준비과정이었으며, 둘러대려고 나온 상대에 대한 기본 예절 이라고 난 믿어왔다.
‘빨고 싶니?’
‘같이 하자, 이젠, 그게 더 좋아.’
그녀의 바뀐 수순……언제나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왕좌에 앉은 듯이, 그녀가 혀로 핥아대는 모습을 내려다 보는 것이 즐거움 이었건만, 이제 그녀는 애무에 있어서도 동등한 위치를 요구하고 있는 거다.
‘내가 위로 갈까?’
‘아니, 그러면, 목이 너무 아파.’
그녀는 내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무의식적으로 상의를 껴 입기 위해 내두르는 팔처럼, 그녀의 넓적다리가 원을 그리며, 내 위로 얹혀져 오고,
‘털은 아직도 부숭부숭 이구만…..’
난 그녀가 그렇듯 섹스를 즐기면서도, 아직 체모를 정리하질 않는 이유를 알다가도 모를 지경 이었다.
무슨 보물 찾기도 아니고설랑, 깻잎 머리를 위한 짱 나는 가리마 타기도 아니었음에도, 그녀의 보지를 빨기 위해서 언제나 그랬던 그녀의 보지털 가르기….
‘할할…..할할…..’
그녀의 좇빨기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 같으면, 다 쓴 치약 짜내듯이 쭉쭉 빨아대던 것이, 이제는 혀로 살살거리며, 귀두를 간질이는 폼이 많은 경험이 있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걸 일일이 지적하면서 넘어가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버린 두 사람의 사이……
그녀의 씹살은 아직까지 선홍 빛이었다. 언젠가 물어본 말,
‘왜 털은 정리를 안 하누?’
‘그게, 내 겉 살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검어. 그런데, 속살은 아주 멀겋거든? 그러니, 어쩌겠어? 털로 가린다는 표현은 쫌 그래도, 털이 버티고 있는 대 음순이야, 까맣던 말던, 털을 가르고 나타나는 속살이 쫌 젊어 뵌다 고나 할까?’
그녀의 또 다른 특징은 약간 깡마른 듯한 히프가 있었다. 철푸덕 거리는 허릿짓으로 살 물결이 떨려나가는 다른 여자들과 달리, 언제나 나는 섹스 후에 그녀의 히프를 가리켜 핀잔을 주곤 했었다.
‘이거야, 원, 응댕이에 몽둥이를 달았나? 어찌 이렇게 뒤로 하기만 하면, 사타구니가 뻐근해? 응댕이에 살 쫌 가져다 붙이징?’
그것뿐이 아니었다. 그녀는 남달리 애널을 통해 느끼는 바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손가락으로 씹구녕을 살살 쑤셔 주면서, 혀로 침을 듬뿍 묻혀, 항문의 주름을 실실 쓸어주면, 흑흑 거리는 신음 속에 허리가 틀어지던 적이 꽤나 많았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렇게 혀로 쓸어가던 중, 평소와 다르게 획 펴지는 그녀의 똥꼬 주름……곧추 세운 혀 끝이 바로 항문 속으로 실려 들어갈 판이다.
‘할할…..할할…천천히….처음엔 좀 아파….그러니….천천히…할할……손가락 두 개로…..같이 찔러 줘……’
그녀는 예전에 주문을 할 줄 몰랐다. 어떻게 해달라, 이게 더 끝내준다 등의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던 그년데…..
손가락처럼, 그녀의 항문을 혀로 찔러대는 내 동작이 사뭇 감격스러운지, 허릿짓이 꽤 요란해지고 있었다. 난 그녀의 주문대로 한 손가락은 항문에, 다른 손가락은 씹구녕에 넣고서 천천히 왕복 시켰다.
사실 그녀와의 기억 속에 애널은 별로 흔쾌하질 않았던 흔적뿐이었다. 아무리 뭘 바르네 어쩌네 해도, 쪼임만 대단했지, 그녀나, 나나 애널이 가져다 주는 쾌감의 극점은 없었다고 봐야 했다.
‘할할….할할….자 여기……’
더 이상 항문에 연연해 하질 않고 손가락을 빼자, 그녀가 언제 준비했는지, 물 휴지 한 장을 팔을 뒤로 해서 쑥 내민다. 그녀의 준비성, 여전했다. 난 그대신, 예전처럼 그녀의 공알을 더 사랑해 주기로 했다.
모든 성감대가 몰려 있는듯한 그녀의 공알은 시시때때로 나 자신이 놀랄 정도의 결과를 선사했었기에……
‘너무 거기만 빨지마……할할……할할……빨랑 끝낼라구?’
그녀의 달라진 면모…..그녀가 시간을 끌며, 즐기고 있었다. 난 그녀가 그렇듯 여유 있는 것이 불안하기 까질 했다.
이젠 단 한번의 섹스로 가슴에 열꽃이 피워지고, 호흡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언덕을 넘어서는 경지가 아닌 것이었다.
그것은 천천히 태워야 하는 향불 같이, 은은함을 강조하고 있었으며, 섹스의 관조를 사뭇 즐감하는 여유로운 자태, 바로 그것 이었다.
그녀는 내가 빨아대고, 혀로 돌려대는 공알로부터 치미는 쾌감으로 인해, 쇡쇡대는 쇳소리와 함께 침몰되어, 내가 좇을 때려 박기 시작하면, 눈을 흡부릅 뜨면서 꺽꺽 넘어가곤 했었는데, 이젠 왠 간한 혀 놀림에도 끄응 하는 신음뿐, 허리가 요동치는 수준은 언제나 절제된 선을 갖고 있는 듯 했다.
‘할할….할할….난 요즘 빨아주는 것 보담, 쑤셔주는 게 더 좋더라……’
‘그래?’
이거야, 원……애무에 너무 치중하지 말라는 그녀의 주문…..그래, 이제 그녀는 보지로 느끼는 그 쾌감을 완벽하게 체득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어…….
난 겁이 실실 나고 있었다. 이대로 쑤시기 시작하면, 난 맥도 못 추고 자지러 들 것이 뻔했다. 그 이유는 그녀의 회음근 때문 이었다.
사람들에게 물어 봐도 그런 근육이 있느냐며, 의문스러워 했고, 나도 그게 정상 인지 아닌지 확실친 않았지만, 분명히 그녀에게는 존재하는 근육이 분명했다.
그녀의 씹구녕과 항문 사이에 빤질거리는 그 부위가 언제나 닭들이 올라서서 꼬박꼬박 졸아대는 횟대처럼 가로질러 돌출되어 있던 것 때문에 난 그곳을 그렇게 불렀다.
마치 그것은 그 가로지른 근육의 돌출 부위를 가운데로 두고 항문과 씹구녕이 나뉘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기에….
‘요즘은 어떤 자세가 좋아?’
난 그녀의 엉덩이를 붙들고 좌우로 좌악 벌려 대면서 공알을 빨다가 자세를 틀어, 그녀의 옆으로 따라 눕고 있었다. 마주 보며 누운 그녀의 입가가 침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냥 쑤시는 거지, 뭐……내 속에 박히는 좇이 보이면 더 좋고…….’
그녀가 가까이 했던 치들은 저마다 기럭지가 대대했던 모양 이었다.
정상 위에서 고개를 들어 내려다 보면서, 자신의 보지 속으로 사라지는 좇대가 살펴 지려면, 꽤나 튼실한 좇대들이 아니면 불가함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그럼, 이제 해 볼꺼나?’
난 그제서야, 이미 그녀가 내 좇을 빨면서, 기가 막힌 솜씨로 콘돔을 이미 덧씌웠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니, 어느새?’
그녀의 위로 올라가 오랜만에 그녀의 풍만한 젖무덤을 가슴으로 느끼며, 아랫도리를 추스르는 나.
무조건 쑤셔 박게 놔두던 지난 날과 달리, 그녀는 내 좇 끝을 부여잡고, 공알에 문지르면서 한껏 쾌감에 젖어 들고 있었다.
‘쑤욱……흐아!’
미끈덩 하면서, 박혀 들어가는 그 느낌…..조금 헐렁한 듯해도 그것을 나무랄 수는 없었다. 나 말고 얼마나 많은 좇대가리가 이 곳을 지나쳤을 거인데…….
그저 우린 또 다시 예전처럼 만나서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런 의미도 아닌 것처럼 그렇게 휩쓸리고 지나갈 터 인데……죽은 시체처럼 가랭이를 벌리고, 나의 허릿짓에 터질듯한 숨을 쏟아내던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스스로 가랭이를 있는 대로 벌리며, 두 팔로 넓적다리를 쓸어대면서, 나의 체중이 옮겨오는 그 아스라함을 즐기는 그녀의 표정……이미 척척대는 소리는 방안에 가득했고, 그녀의 젖무덤은 시이소오를 타기 시작했고, 그녀의 유두는 그 젖 위에서 까불대며 요동쳤다.
‘좀 깊이….푸욱푹…박아 봐……기운 뒀다 뭐하게……..어서..푸욱푹…….’
그녀는 확실히 보짓살의 쾌감에 집착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도 안팎으로……체중에 짓눌리는 공알의 으깨어짐도, 벌떡 서버린 좇대가 긁고 지나가는 씹살의 굴곡으로부터 흘러 드는 야리야리한 쾌감 전부, 손아귀에 쥐고 있는 것이었다.
‘잠깐만…잠깐만……’
그녀가 내 등위로 두 다리를 휘감아, 발목으로 옥 죄면서, 좇대가 박힌 채로 허리를 틀어 올린다. 좇대는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그녀의 보지는 그 좇의 용틀임에 공알이 쪼개지는 듯한 처절한 쾌감에 넋을 잃어 버리고…..
‘학학….학학…..흑흑…흑….아! 정말 좋다…..이 기분……’
그녀는 내 좇을 끼운 채로 내 온몸을 그네 삼아 매달려 기지개를 켰다.
뒤를 이어 도둑같이 치밀어 오르는, 이른바 그녀만의 독특한 회음근의 쪼임…..마치 그것은 똥자루를 끊어내는 듯한 연상이 되고도 있었지만, 불알과 좇대를 가르는 분명한 느낌으로 좇대를 압박하는 긴장감이 있었다.
‘나, 뒤로 박아 줘….’
언제나 내가 주도하던 섹스의 자세 또한 그녀에 의해서 결정 지워지고 있었다.
‘응……그..그래……이렇게?’
그녀가 납죽 엎드리면서 엉덩이를 활짝 까버렸다. 이미 그녀의 보지 주변은 허옇게 음액이 들러 붙어 있었고, 털의 주변은 말라붙은 씹물이 비듬처럼 덕지덕지…..난 그 장면을 안 보려고, 바로 좇을 들이밀어 버렸다.
‘아흐……너무 창피하다……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찔꺽 대는 거….속 보이잖아?’
그녀는 예전과 다르게 솔직해져 있었다. 마치 강제로 끌려와, 자기는 그러고 싶질 않은데, 강제로 섹스를 치르는 것처럼 입술을 꼭 깨물고, 신음조차 자제하던 그녀였는데, 이제는 자신의 음란한 욕망의 표출조차, 스스럼 없이 드러내는 그녀의 자유 분망함……
그녀의 보지로 들이대는 허릿짓을 통해 이미, 나 또한 음모의 영역을 넘어서서 아랫배와 불알에 이르기까지 철철대며 번져나는 그녀의 씹물을 동시에 느끼고는 있었다.
‘퉁퉁….퉁퉁……퉁퉁….’
그녀의 딴딴한 히프와 그를 둘러싸면서 돌출된 엉덩이 뼈로 인해, 그녀를 개치기로 후릴 때에는 철럭대는 살 소리 보다, 이렇게 뼈가 안으로 울리는 듯한 진동음이 울려 나오곤 했다.
신기한 것은 열심으로 허리를 놀릴 때에는 샅을 때리는 그녀의 뼈다귀가 느껴지질 않고, 일을 치르고 나서 벌겋게 부어 오른 뒤에야 알 수 있는 것이 그랬다. 무릎을 꿇고 있던 한 다리를 들어, 각도 있게 그녀의 보지를 쑤시려고 하자,
‘아니, 그렇게 하면, 별로야. 일어서서 하던 거 있잖아……’
그건 예전에 별로라고 하던 자센데…….난 흡사 스모선수처럼 양 다리를 좌우로 좌악 펼치고, 그녀의 보지에 좇대를 내리 꼽듯이 쑤셔댔다.
그 와중에도 내 한 팔을 이끌어, 침대를 이리저리 쓸면서 방황하는 자신의 유두를 쥐어 봐 달라고 애쓰는 그녀…..좇이 박힌 채로 난 그녀의 등에 들러붙어 오랜만에 그녀의 귓가에 입을 대고 지분거렸다.
‘그 동안,….헉헉….안 보는 사이에…..너 많이 섹쉬해 졌다…..우리 또 예전처럼 또 쑤시고…..그러는 거야? 그래도 되는 거야?......헉헉……헉헉……. 좋아?, 안 좋아?’
‘응….좋아…너무 좋아……더 쑤셔 줘….더….더……아흑……미쳐….내가…..미쳐…억억억억……..’
그제서야 예전의 그녀로 돌아온 듯 보였다. 엉덩이를 뒤로 한껏 까 벌린 채, 고개를 들지도 못하고, 침대 시트가 찢어져라 움켜 쥐며 부르르 떨어대는 그녀의 가녀린 손아귀…..
난 오랜만에 활력을 되찾는 느낌이었다. 그녀의 휘어진 등의 곡선 사이로 파여진 골을 따라, 내 얼굴에서 떨어지는 땀방울이 굴러 내려가고 있었고, 난 예전처럼 그녀의 히프를 좌우로 잡아 찢어 버릴 듯이 움켜 쥐고 만장을 떨었다.
‘퍽퍽….퍽퍽…그래, 쒸발….이 맛이야….섹쓰….쒸발….이게 제 맛이야…….’
‘억억…윽윽..더…더……더 쎄게….더…더…..아흑…아흑…..아흑….더….더’
난 그녀의 더 해달라는 요구에 한껏 부응하고 있었다. 그녀가 섹스라는 화두 앞에서 여유로워 진 것 같은 초반에는 오히려 두려움이 앞섰건만, 이제는 기득권을 쟁취했다는 자만감에 빠졌던 탓인지, 사정과는 거리가 멀도록 허리가 뻐근할 정도로 그녀의 보지에 좇을 쑤셔 처박고 있었다.
‘더?....더?.....이렇게? 이렇게?....더?...더?.....우극..욱..욱………아그극….아그그그그…….’
난 기어이 그녀의 등 뒤로 엎어지고야 만다. 아니 그것은 침몰이라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그녀의 쇡쇡거리는 호흡과 땀에 푹 절은 등어리의 식은 땀이 나에게 만족감으로 다가왔다.
지금 이 순간 만은 그녀를 온전히 가질 수 있었다는 그 삐뚤어진 소유욕…….난 평소 그녀의 위에서 그렇게 군림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기야, 무겁다. 얼릉 내려오지?’
그건 아내와는 다른 일성 이었다. 아내와 같은 자세로 마무리를 했어도, 아내는 무겁다는 표현을 한 적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저 자신을 내리 누르는 그 무게가 느껴지질 않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라고 했었는데, 진짜인지, 거짓말 인지…….당췌…….
‘오……그…그그래……’
난 그녀의 위에서 내려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콘돔을 빼서 휴지로 싸기 무섭게, 침대 옆에 그녀가 마련해 놓은 물 휴지를 뽑아 보지를 닦아주려는 찰나, 돌아서 보니, 그녀가 스스로 어느 샌가 물 휴지를 뽑아 보지를 닦아내고 있었다.
‘내가 해도 되는데……’
‘뭘 그렇게까지……’
아내는 이런 경우, 끝내 보지를 벌린 채, 내가 물 휴지로 닦아주는 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점이 달랐다.
난 그럴 때면, 일부러 한껏 섹스로 성이 날대로 나 버린 공알을 닦는 척을 하면서 주무르는데, 그럴 때면 아내는 눈을 흘기며, 얘기하곤 했다.
‘그거 닦는 거 아닌데……이 싸람이 정말?’
그녀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더니, 침대 옆의 의자에 털푸덕 앉아, 담배를 찾았다. 나도 그에 보조를 맞춘다 싶게 옆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었다.
‘휴우……걱정 했는데, 예전이랑 별로 다른 거 없구만……’
‘그래? 좋았어?’
‘맨날 그 놈의 바보 같은 질문…..여전하네…….’
‘그럼 우리 앞으로 예전처럼 또 볼 수 있을까나?’
‘글쎄용……그건 그렇고, 이거나 받으시지……’
‘뭐야, 이건?’
그녀가 벌거벗은 채로, 탁자 위에 올려 놓았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나에게 내민다.
‘마나님께서 주라 하시대?’
‘엥?’
이건 또 무신 귀신 씨나락 까먹는 지렁이 소리?
‘참, 이제 보니 자기 마나님, 한 인물 하시드만……나이 들어가는 것도 처량해서 못 보겠는데, 만나잡고픈 여자들……. 하나, 둘 떨어져 나가면서, 주눅들어 지내는 꼬라지도 별로 보고 싶진 않다고 하시데…….약을 처먹든 어쨌든, 그래도, 활개치고 내두르고 다닐 때는 집에 와서도 꺼덕대면서 위세가 등등 했는데, 자기 요즘은 깨갱 하고 지내신다며? 일탈을 부추기는 것은 아닐지라도, 예전의 그 당당하던 모습이 더 보기 좋았다고 그러시데……사회 생활 하면서 이리 몰리고, 저리 치사한 짓거리에 가뜩이나 왜소해진 어깨 위에 나잇살 먹어가는 짐까지 더 얹어야 되겠느냐고……나도 나름대로 느낀 바도 많고……자기두 그럼 못써. 아니, 밖에서 씹어 돌릴 보지들 세월 따라 까져 버렸다고, 마나님한테까정 섭하게 하면 쓰나? 허던대로 신나게 돌려 드려야쥐, 안 그래?’
난 그녀가 건넨 비아그라를 손에 들고 한참을 말을 잊고 있었다. 그렇게 건네 받은 비아그라를 입에 털어 넣으며, 난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으이그 여편네 따우, 내가 못 살아……’